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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전> 리뷰 (배경 및 인물 소개, 사건의 전개, 영화가 주는 여운)

by win11 2025. 8. 10.

영화 '작전'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영화 '작전' 포스터)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은 한국 자본시장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친 범죄 드라마입니다. 단순한 주식 영화가 아니라, 정보의 조작과 탐욕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고 시장을 요동치게 만드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듯한 리얼한 전개와, 배우들의 생생한 캐릭터가 어우러져 경제 스릴러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 영화입니다.

 

배경 및 인물 소개

‘작전’은 도입부터 확실한 톤을 보여줍니다. 주식 시장이라는 배경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는 이를 단순한 금융 지식이 아닌 ‘욕망의 전장’으로 그려냅니다. 주인공 강현수(박용하 분)는 평범한 개인 투자자로 시작하지만, 시장의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고, 기존 질서 바깥에서 ‘작전’을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현수는 시장에서 성공한 전설적 작전 세력의 일원이었던 황종구(박희순 분)를 비롯해, 정보와 자본을 쥔 브로커, 은행원, 투자자들과 손을 잡고 거대한 시세 조작에 나섭니다. 영화는 이들이 주식이라는 합법의 가면을 쓴 불법의 세계에서 어떻게 판을 짜고,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움직이는지를 밀도 있게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차트, 계좌, 뉴스 기사들은 관객을 정보와 숫자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뜨리며 긴장을 높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재미는 ‘돈’ 그 자체보다, 돈을 통해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 인물들의 욕망에 있습니다. 실패한 과거를 만회하고 싶은 자, 한 방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자, 복수심으로 작전을 꾸미는 자까지. 등장인물 모두가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절박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 욕망이 충돌하며 이야기는 점점 더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서론부터 영화는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라, 인간의 속성과 자본의 구조가 교차하는 드라마임을 분명히 합니다.

사건의 전개

영화의 본론은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되면서 속도가 붙습니다. 이들은 시세 조작을 위해 유령 기업 하나를 띄우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언론과 입소문을 이용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읍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주가를 부풀리고, 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흡사 범죄 팀플레이 영화처럼 전개됩니다. 각자의 역할과 포지션이 있고, 긴밀한 조율과 속임수가 필요합니다. 박희순이 연기한 황종구는 이 판의 실질적인 브레인입니다. 냉철하고 계산적인 그의 모습은 주식 시장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유일한 확신처럼 보입니다. 그는 경험에서 비롯된 직감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모든 흐름을 컨트롤하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과거의 흔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그가 지닌 인간적 결핍은, 영화가 단순한 머리싸움 이상으로 나아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 와중에 내부의 균열은 조금씩 드러나고, 각 인물은 ‘언제 빠져나갈 것인가’를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작전이 성공하려면 모두가 끝까지 신뢰하고 협력해야 하지만, 돈이 걸린 순간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부터 챙기게 됩니다. 정보는 제한적이고, 상대는 언제든 배신할 수 있으며,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게 요동칩니다. 영화는 이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면서도, 주식이라는 테마를 몰라도 몰입할 수 있도록 내러티브를 구성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현실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연출입니다. 증권가의 언어, VIP 룸의 문화, 거래창과 종목 리스트, 미세한 주가 변동까지 실감나게 구현되며,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작전에 함께 뛰어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현실감은 영화의 설득력을 높이고, 사건의 비윤리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듭니다.

영화가 주는 여운

‘작전’의 결말은 단죄라기보다는 ‘현실의 반영’에 가깝습니다. 결국 작전은 무너지게 되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무너진 사람이 갈리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게임에서 끝까지 이긴 자도 결국 시스템의 허점에 올라탄 또 다른 플레이어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영화가 단순히 범죄자를 벌주는 정의 구현 서사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병리와 그 안에서의 인간 군상을 보여주려 했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강현수는 끝까지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본인조차 더 큰 판에 말려든 말에 불과했음을 깨닫습니다. 반대로 황종구는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합니다. 이 결말은 명확한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 시스템에서 과연 누가 진짜 이긴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도 냉소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주식 시장은 여전히 돌아가고, 탐욕은 계속해서 새로운 작전을 만들어냅니다. 영화 속 사건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며, 우리는 이와 유사한 뉴스와 실제 사건들을 매년 접하고 있습니다. ‘작전’은 바로 그런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이며, 관객에게 단지 한 편의 흥미로운 금융 스릴러가 아니라, 지금도 작동 중인 시스템에 대한 자각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작전’은 단순히 장르적 쾌감만을 남기는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돈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쉽게 타협할 수 있는가, 믿음은 얼마나 빨리 배신으로 변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시장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지금 다시 봐도 충분히 유효한 주제와 구조를 가진 ‘작전’은, 한국 사회가 여전히 마주하고 있는 자본의 민낯과 추악함을 담담히 보여주는 강렬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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